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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브리프

596호

미중 사이 베트남의 대나무 외교 : 현안과 시사점

발행일
2024-09-09
저자
유현정
키워드
외교전략
다운로드수
348
  • 초록

      베트남의 신임 국가주석이자 공산당 서기장인 또람 주석이 중국을 방문하여 지난 8월 19일 시진핑 주석과 회담을 가졌다. 양국 관계가 지난해 ‘전략적 의미를 지닌 운명공동체(具有战略意义的命运共同体)’로 격상된 이후, 이번 회담에서는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14개의 추가 협력 문건이 서명되었다. 일부 전문가들은 베트남의 새로운 지도부가 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대외정책을 전환할 것으로 예측하나, 이는 성급한 판단일 수 있다. 베트남은 미중 전략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자국의 지정학적 가치를 극대화해 왔다. 미중 간 균형정책을 유지하면서 양국으로부터 최대한의 실리를 취했고, 더 나아가 미중 갈등을 자국 발전의 기회로 삼는 유연한 외교를 펼쳤다. 또람 주석이 반부패 캠페인을 주도한 공안부 장관 출신으로, 경제와 외교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 다소 부족한 만큼, 전임 지도부가 유지해 온 실리외교와 유연한 외교 접근 방식을 계속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미중 경쟁의 심화와 중국 경제 침체의 장기화 등 글로벌 환경 변화에 대응해 베트남과 다방면에 걸친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우리 정부는 베트남 대상 전략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다음 세 가지 정책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첫째, 협력의 질적 고도화를 통해 맞춤형 베트남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단순히 제조업 생산기지를 이전하거나 확대하는 것뿐만 아니라, 베트남 정부가 추진하는 IT 인프라 구축, 디지털 경제 전환, 첨단 과학기술 분야 협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둘째, 핵심 광물 공급망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핵심 광물 공급망이 무기화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세계 2위의 광물 매장량을 보유한 베트남이 중국을 대체할 수 있는 중요한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한-베트남 간의 핵심 광물 제련 및 정제 기술에 대한 공동 연구 등을 통해 다양한 방식의 협력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셋째, 베트남을 대상으로 한 개발 협력 사업을 강화해야 한다. 중국은 다양한 이니셔티브를 통해 베트남을 대상으로 한 개발 협력을 추진하고 있지만, 양국 간에는 환경 문제, 수자원 문제, 경제 의존도의 무기화 등으로 인해 마찰이 있다. 한국 정부는 중국 의존도를 완화하려는 베트남에 중국과는 차별화된 지속가능한 개발협력 사업을 펼치면서 한국의 이미지를 높여가야 한다. 그러한 한국의 이미지는 양국 경제·안보 협력의 견고한 토대가 된다.